스윙댄스 동호회 보헤미안 졸업공연 후기

Lindyhop/Social/Party/Event 2012. 1. 2. 14:05

작년(!!) 12월 30일 이수역(총신대역) 문화광장에서 스윙댄스 동호회 보헤미안의 졸업공연이 있었습니다. 이번 졸업공연은 '공연'이라는 콘텐츠에 환장하고 지내왔던 시간이 긴 만큼 무뎌질만도 한데, 그렇지 못한 제가 더 신기한 순간이었네요. 한 때는 공연판에서 살겠답시고 잘 다니던 대학원 덜컥 휴학하고 배우고 일도 해보고, 동아리 후배들 불질러서 지금 다시 하라면 못할 공연도 해보고. 그래도 아쉬워서 작년엔 다시 또 불살랐던 기억도 나네요.


후배 하나가 오래전 저에게 그런 말을 했었던 적이 있어요. 오빠와 동지랑(대학시절 동아리)은 서로 윈윈하는 관계라고요. 사실 그 전에는 전혀 그런 생각 못했었는데, 그 이야길 듣고 나니 뒷통수를 한 방 맞은 것 같더군요. 내가 생각했던 진심이 진심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. 저를 더 잘 알고 있던건 제가 아닌 주변의 지인들이었더군요.


보헤미안을 시작하면서, 사실 '춤'이라는 커리가 좋아서 시작한 거지만 이 춤 저 춤 알아보고 고민하고 신청한게 아니라 그냥 인터넷 검색하다가 동영상보고 혹해서 처음 시작하게 된 거였고,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공연? 대회? 해외 출빠? 이 딴 것들은 정말 생각도 안했던 것들인데 결국 지금의 저는 꽤나 빠져 있다는 걸 느끼게 됐네요.


하지만 처음 이번 공연을 맞이하는 제 마음은 그리 가볍진 않았어요.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신경이 많이 쓰이고, 여러 사람이 자기 생활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면서 달려들어야 할 수 있는 것인지를 알기 때문이죠. 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보헤미안들은 '참여'에 의미를 두지만, 지금의 보헤미안에서 유일하게 씨니쌤은 공연의 퀄리티까지 신경을 써야 할테니까요. 2주가 남은 상황.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그 가수들은 한 곡의 공연을 가지고도 2주일 동안 죽네 사네 하는데, 쌤이 받는 부담감은 그 얼마나 클지 이해가 되더군요. 문제는 우리가 그런 퀄리티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었기에, 무조건 퀄리티만을 우리에게 고집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겠죠. '즐거운 졸업 공연'이니까... '시간'이 얼마 없었으니까...


여담이지만 그래서 쌤이 더 강사 공연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고요.


정말 도망 가버리고 싶더군요. 막상 연습에서 웃고 떠들면 '어떻게든 되겠지'하는 생각이 들지만, 다시 다음 날 연습 시간이 다가오면 부담감이 너무 큰 건 사실이었고요. 특히나 마지막 이틀은 정말 최고조였지 않나 싶더군요. 기껏 파트너 신청까지 해 놓고 스스로가 소화가 안되서 오바이트를 하고 있으니 그 모습이 짜증났고요. 그래도 나까지 신경쓰게 하지는 말자. 그 나마 이 정도 규모의 공연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다. 할 수 있는 건 빼지 말고 하자. 춤이든 준비든 뭐든 간에 못하게 되면 미안하다고 빌자.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자... 그렇게 버텼습니다.


신기한게, 공연 당일날이 되니까 마음이 정말 편해지더군요.

회사 마치고 허겁지겁 연습실로 가서 마지막 연습을 하면서도 결국 실수를 해버리고 말았는데도, 별로 부담감이 없더라고요. 그냥 이 후에 내가 맡았던 부분에 대해서 문제없게 하자. 유연하게 부드럽게... 그런 생각만 들더라고요.

그리고 결국 공연은 큰 문제 없이, 아니 어쩌면 아주 성공적으로 했다고 느껴지네요. 물론 관객은 많이 없었지만, 적지 않은 분들이 우리를 봐 주셨고, 박수 쳐 주셨고, 재밌어 해 주셨습니다. 잘 했다고, 멋졌다고, 최고라고 웃음을 주셨고요. 정말 뿌듯해지더군요.

인간이란 참 간사해서 죽자죽자 해 놓고는 그래도 좋다고 그 순간에는 헤벌레 해버렸습니다.


오랜만에 느껴보는 너무 좋은 기분이었는데 뒷풀이에서 같이 해주신 한 분 한 분께 고맙다는 말 일일이 다 못한게 너무 아쉽네요.

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참석 해 주셔서 자리 정리하는 데만도 정신 산만했던 터라... 식사도 못하고 긴장까지 풀려서 술을 퍼 먹었더니 결국 언제부터 필름이 끊겼는지... 깨어보니 토벤 형님 손에 이끌려 택시를 잡고 있던 터라. 항상 아쉬운건 공연이 아니라 뒷풀이 인 것 같네요. (쭹과 타미도 공연 뒷풀이에서 맨날 먼저 뻗는다고 구박 주거든요. ㅋㅋ)

잘은 몰라도 아마 그 날 밤의 이수역은 저희의 해피한 에너지가 넘쳐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.


늦었지만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.


씨니쌤. 고마워. 평소 너무 격하게 아껴줘서 내가 좀 쿨하게 구는게 있는데... 그냥 마음은 안다고 생각하면 됨. ㅋ

란쌤. 고마워요. 뻗었을 때 중간엔 잠깐 기억나요. 덕분에 많이 시원해졌어요.

제니양. 너무 고마워. 내 스윙 인생 첫 파트너. 뜻하지 않게 내 맘대로 하자고 했던건데, 못난 모습에도 잘 받아줘서.

타잔형-제인님. 고마워요. 이제 보헤미안은 커플 댄서들 제가 본격적으로 견제 들어갑니다. 파트너 금지. ㅋ.

드만이-오키. 고마워. 이래저래 자잘한 일들 부탁했는데, 잘 도와줘서 너무 힘됐어.

후니-백조. 고마워. 잘 즐겨줘서. 다음엔 꼭 린디 공연 같이 하자.

타미-쭹. 고마워. 너희들에게 뭔 말이 필요하냐. 믿어 의심치 않아.

토끼팝님-토끼맘님. 고맙습니다. 정말 '정신적 지주'라는 표현이 딱이에요. 앞으로도 저희 잘 부탁드려요.

이장님-제니퍼 누나. 고맙습니다. 보헤미안의 귀염 아이콘들이신거 아시죠. ㅋㅋ

베토벤형님. 고맙습니다. 이번에 마음 많이 쓰시고 아쉬우셨죠. 다음엔 꼭 같이 할 수 있도록 제가 더 챙길께요.

디몬양, 드나님. 고마워요. 앞으로도 자주자주 피자와 음ㄹ...가 아니고 이런 작은 마음들이 더 고맙게 느껴지는거 알죠?

피스님. 고맙습니다. 같이 못해서 아쉽네요. 넥스트 타임 베이베 입니다.

썬영이-안동. 고맙다. 보헤미안 공식 막내둥이들. ㅋ 다음엔 귀염 만점 땐스 한 번 볼 수 있는 거지? ㅋㅋ

지루. 고마워. 정말 오랜만에 얼굴 봤네~ 작년 후반기는 주에 한 번은 꼬박꼬박 봤었는데. ^^ 담에 빠에서 함 보자~~


이하는 씨니쌤 글 보고 참고...


두루님. 페로님. 짱태님. 고맙습니다. 두루님, 짱태님은 오랜만에 뵈었는데 별 이야기도 못 나눴네요. 페로님은 누구신지 얼굴도 못 뵈었군요. 다음엔 인사 잘 드릴께요.

리베형~ 달려와서 응원해주고 잘 놀아줘서 고마워요. 왜 뒷풀이는 못오셨나요? ㅠㅠ 담엔 맥주 한 잔 꼭 해요~~

라스, 쥬이. 고마워요. 꽃 선물 받아본게 몇 백년 만인지. ㅋㅋㅋ 정말 쑥스러웠지만, 정말 큰 힘 됐어요~ ^^

그리고 보헤미안 식구분들의 초청에 흔쾌히 달려와주셔서 재밌게 즐겨주셨던 분들도 모두 고맙습니다.


다시 각설하고...


이렇게 또 제 인생의 큰 사건이 하나 지나가네요. 뜻하지 않게 정력을 많이 쏟아부어서 휴식의 기간이 필요할 듯 싶어요.

조금은 차분하게 본업도 정상궤도로 돌려놓고, 스윙도 즐겁게 즐기고요. ^^ 공연을 마치고 받은 좋은 에너지로 또 2012년도 열심히 살려고요. 보헤미안 식구 분들과도 더 재밌게 즐기고, 강습도 듣고, 조만간... 부산 스윙빠나 한 번 다녀올까 생ㄱ... (헐;;)


그리고 이번엔 사진을 제가 안 찍었더니, 찍어놓은게 아주 저질이네요. - ㅁ-

아무래도 음악 공연이 아니라 춤 공연이라 촬영에 노하우가 있으신 분이 좀 찍으셨어야 했는데;; 그래서 사진은 참 볼품이 없네요. 저도 사진 참 못 찍지만, 이건 좀 심하네요. 여건이 된다면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.

동영상은 꽤나 재밌는데요. 무대 중간에 백 번 양보해도 용서 안되는 기둥 때문에 사이드에서 찍었더니 약간 보기는 불편해도, 내용 자체는 아주 재밌습니다. 중간에 빵빵 포인트도 있고요. ㅋㅋㅋㅋ 이것도 조만간 올리겠습니다. 기대해 주세요.


아무튼 다시 한 번 정말 즐거운 순간을 만들어주신 보헤미안 가족 분들에게 감사합니다.

우리 다음엔 더더욱 가까워져요~~ = ㅂ=)~♥



※이수역(총신대역) 문화광장 정보

혹시 이 곳 공연장에 대한 관심이 있으실까 해서 공유드립니다.

음... 개인적으로 전체적인 평점은 좀 낮은 편입니다. 비추입니다.


(1) 생각보다 유동인구가 적습니다. 4호선 방향, 태평백화점 방향 쪽은 꽤 많은데, 7호선쪽은 좀 한적하다는 느낌이네요. 그래도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에 꽤 모이긴 했습니다.


(2) 춥네요. 봄, 여름, 가을은 모르겠는데... 겨울 공연은 좀 추운 편입니다. 주변 공간이 넓고 유동인구가 적은 편인지...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인지 따뜻하다는 느낌은 아닙니다. 잠바가 필요한 정도...


(3) 다른 건 몰라도 정말 용서 안되는 무대 중앙 기둥. 아래 사진 보시면 사진 왼쪽에 기둥이 하나 보이시죠? 저게 무대 중앙에 있는 기둥입니다. - _-;; 할 말이 없습니다. 생각이 있는 건지;;; 무대는 넓은 편입니다. 주변 공간도 넓어서 여유있지만, 저 기둥 하나 때문에 아무것도 용서가 안되네요.




아무튼 끝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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